中 ‘동북공정’에 관한 양국 학자들의 입장
한민족의 고대사를 중국 역사에 편입시키려는 중국의 동북공정(東北工程)에 정치적 의도가 깔려있음이 동북공정 핵심인사 23명이 참석한 ‘2006 고구려분제 학술토론회’에서 확인됐다.
지난 10일과 11일 중국 사회과학원이 주최한 이 토론회에서 고구려사는 중국의 단결을 유지하는 데 중차대한 문제이고 다른 소수민족 역사를 어떻게 처리하느냐와 상관이 있다고 밝혔다. 중국은 그동안 동북공정의 정치적 배경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에 대해 역사연구 차원의 일이라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하지만 이는 고구려사 왜곡이 56개 민족으로 구성된 다민족 국가의 안정성 확보라는 정치적 필요에 의해 진행된 것이라는 확인성 발언이 나온 것이다.
토론회는 한국 측의 반발에 대한 대책 마련이 중심이었는데, 고구려는 중간에 한반도로 천도했기 때문에 천도 이전은 중국역사, 이후는 한국역사라 고구려사는 두 나라가 공유할 수 있다는 일사양용(一史兩用)론을 내세우고 영류왕 시절 고구려는 당에 1년에 두 차례씩 조공사신을 파견하는 등 완전한 군신관계가 확립돼 있었다는 주장을 펼치는 등 고구려사에 관한 억지주장이 계속됐다.
이에 중국의 동북공정에 대한 국내 학자들의 대응으로 고구려사 전공자 모임인 고구려연구회가 14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중국의 동북공정 연구 성과에 대한 분석과 평가’를 주제로 학술토론회가 열려 국내 학자들이 중국의 의도를 분석하고 향후 대응방안을 모색했다.
중국의 고구려 연구는 이미 거의 끝났고, 역사침탈은 2003년부터 고구려 역사유적이 있는 현장에서 광범위하게 진행되고 있다면서 중국은 학술연구를 넘어 일반화 단계로 들어갔으며 주변 나라의 역사까지 말살하는 단계에 이르렀다고 비판했다. 이는 한족이 역사적으로 동북지역을 장악하지 못하면서 이 지역이 다민족, 다문화 사회가 되자 중국 정부가 이 모든 것을 포함하는 새로운 문화 생성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국내 학자들은 중국 측이 사료를 임의로 삭제, 첨부하고 비슷하지 않은 사료들도 억지로 끼워 맞추는 모습을 지적하고 국수주의적인 모습을 탈피해 동아시아 전체에서 보편타당할 수 있는 사관을 지녀야 중국의 동북공정에 보다 근본적으로 대응할 수 있고, 중국 측의 연구에 한층 더 객관적으로 침착하게 대응해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더불어 동북공정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않는 정부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